
2026년 2월 초 엔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출시 이후 미국 증시에서 테크 주식이 급락하면서 시장에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나스닥이 2% 이상 하락하는 가운데,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었고, 이는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AI 하드웨어 주식까지 동반 하락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반응은 논리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으며, 오히려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하드웨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클로드 코워크 출시와 소프트웨어 시장의 충격
엔트로픽이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는 사무 자동화를 실현하는 AI 에이전트로, 사용자가 텍스트 명령만 입력하면 컴퓨터 화면을 인식하고 엑셀 파일을 열거나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합니다. 이 기술의 등장으로 시장에서는 법률 소프트웨어, 회계 소프트웨어, HR 소프트웨어 등 기존 SaaS(Software as a Service) 산업이 불필요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었습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주식들은 S&P 500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난 한두 달간 나락을 경험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 AI 투자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로 확대되었고, 마침 AMD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AI 하드웨어 주식들까지 동반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테크 주식이 박살나는 동안, 헬스케어, 에너지, 필수 소비재 등 전통적인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로테이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현상이 닷컴 버블 당시와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JP모건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재판 전에 이미 판결을 받는 환경"에 처해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러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도구가 AI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이 "세상에서 가장 비논리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하며,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AI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기존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중단되면 문제가 발생하는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따라서 AI 코드로 간단히 대체될 수 있다는 시장의 판단은 성급한 것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와 AI 인프라의 필연적 확장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핵심은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수록 오히려 하드웨어 수요가 급증한다는 사실입니다. 클로드 코워크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이 논리가 명확해집니다.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의 명령을 받을 때마다 화면을 캡처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버튼을 누르고, 다시 화면을 캡처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텍스트뿐만 아니라 화면 전체를 인식해야 하므로 엄청난 연산량이 필요합니다. 반면 기존 SaaS 툴은 API를 통해 필요한 부분만 효율적으로 호출하므로 훨씬 적은 연산으로 기능을 구현합니다.
따라서 AI가 소프트웨어를 무너뜨릴 정도로 강력하다면, 이를 구동하기 위한 GPU, 메모리, 서버, 전력, 데이터 센터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합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 점을 명확히 지적하며 현재 상황을 "딥시크 2.0"에 비유했습니다. 2025년 초 딥시크라는 중국 기업이 효율적인 AI를 출시하자 시장은 AI 투자가 꺾일 것이라고 공포에 떨었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클라우드 CAPEX가 전년 대비 70% 증가하며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현재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시장이 두 가지 모순된 믿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나는 "AI는 돈을 너무 많이 쓰는데 수익이 안 나니 투자가 꺾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AI는 너무 강력해서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붕괴시킬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만큼 강력하다면, 그만큼 더 많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AI 산업의 병목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공급 부족입니다. 전력, 데이터 센터, 부지, HBM 같은 첨단 메모리가 부족한 상황이며, 메모리 가격은 전 분기 대비 80~100% 상승했습니다.
온디바이스 AI와 추론 시장의 새로운 기회
2026년은 AI의 중심축이 데이터센터 중심의 학습(Training)에서 엣지 디바이스 중심의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클로드 코워크 같은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대중화되려면 서버 비용을 절감해야 하며, 이는 개인 PC나 스마트폰에서 직접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NPU(신경망처리장치)와 고용량 LPDDR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온디바이스 AI 밸류체인에는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서버용 GPU와는 다른 형태의 수혜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탑재되는 NPU는 전력 효율성과 소형화가 핵심이며, 이를 위한 반도체 설계와 제조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화면을 인식하고 판단하려면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하므로, LPDDR5나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따라서 AI 하드웨어 투자는 서버용 GPU뿐만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생태계 전반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엔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가 출시되자 구글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도 비슷한 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할 것입니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더 나은 성능과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한 하드웨어 수요는 더욱 증가합니다. 클로드 코워크를 실제로 사용해본 경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의 매도 행동은 대부분 직접 사용해보지 않고 "이렇다더라"는 소문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딥시크 당시에도 벤치마크 결과만 보고 놀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토큰을 소비하고, 얼마나 많은 연산을 필요로 하는지 체감한다면 하드웨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AI 하드웨어에 대한 진짜 걱정은 수요가 부족해질 때 시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정반대입니다. 기업들의 컨퍼런스 콜을 들어보면 AI를 사용하려는 수요는 넘치지만, 전력, 데이터 센터, 웨이퍼, HBM 등 모든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는 AI 투자가 꺾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더 이상 만들 수 없는 상황이 병목이라는 의미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크레도 같은 AI 핵심 종목들이 이미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CAPEX 둔화와 실적 하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AI는 사라지지 않으며, 소프트웨어는 흔들릴 수 있어도 AI를 구동하는 반도체와 인프라는 필수불가결합니다.
최근 테크 주식 하락은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과 미디어 발달로 인한 과잉 반응의 결과로 보입니다. 클로드 코워크나 딥시크를 직접 사용해보지 않고 매매 결정을 내리는 투자자들이 많으며, 이는 시장의 단기적 혼란을 야기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하드웨어 수요 증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온디바이스 AI와 추론 시장의 개화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주식의 흔들림에 동요하지 말고, AI 인프라와 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출처]
테크 버블 붕괴 시작?/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 https://www.youtube.com/watch?v=SL_UEypr_LI